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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셉 형제가 천국에 갔습니다 “Good-bye, Joseph. See you there again!”

밴쿠버밀알 편집부

Nov 1, 2012

죠셉은 찬양하는 것을 참 좋아했습니다. 음악이 흐르고 노래를 하면 자기만의 리듬과 몸짓으로 그 시간을 즐기고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때 죠셉의 얼굴이 가장 환하고 빛났습니다. 아마도 죠셉은 찬양을 통해서 신앙을 이해하고, 자기 믿음을 표현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내 주의 보혈은 정하고 정하다. 내 죄를 정케 하신 주 날 오라 하신다.

약하고 추해도 주께로 나가면, 힘 주시고 내 추함을 다 씻어주시네.

내가 주께로 지금 가오니, 골고다의 보혈로 날 씻어주소서.”


“내 영혼이 은총 입어 중한 죄 짐 벗고 보니, 슬픔 많은 이 세상도 천국으로 화하도다.

높은 산이 거친 들이 초막이나 궁궐이나, 내 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하늘나라.

할렐루야 찬양하세 내 모든 죄 사함 받고, 주 예수와 동행하니 그 어디나 하늘나라.”


죠셉이 좋아하여 불렀던 찬송들입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많은 찬송들 가운데서도 이런 찬송을 좋아했던 죠셉의 마음을 아셨고, 그의 믿음을 보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죠셉이 이 세상을 살 때에도 그와 함께 하셨고, 죠셉이 이 세상을 떠날 때에는 하늘나라로 영접하여 주셨을 것입니다.


죠셉은 천사의 미소를 지닌 청년이었습니다. 순수하고 깨끗한 그의 미소는 세속논리를 따르고 세상살이에 지친 우리를 정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죠셉이 즐겼던 취미 하나는 그렇게 맑은 미소를 띠면서 앉아있다가, 어느 순간 곁에 앉은 사람이 입은 옷의 목 뒤에 붙은 레이블을 떼어내는 것이었습니다. 그 어울리지 않는 반전은 당황도 주고 웃음도 주었습니다.


스시와 장어덮밥을 좋아하고, 식후에 green tea ice-cream, two scoops를 먹는 것을 좋아했던 죠셉은 화장실에 가면 꼭 손을 깨끗하게 잘 씻었고, 페이퍼 타월로 손을 씻은 후에는 입도 오른쪽과 왼쪽을 두 번씩 꼭 씻었던 청결맨이었습니다. 영어글씨도 꾹꾹 눌러 잘 쓰고, 가위질도 섬세하고 꼼꼼하게 잘하는 섬세남이기도 했습니다. 죠셉이 가졌던 또 하나의 별명은 신사입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What’s your name? My name is Joseph” 하고 인사를 하곤 했습니다. 헤어질 때는 그 특유의 발음과 억양으로 “안녕히 계세요, 목사님” 하면서 일일이 인사를 했습니다. 조용하면서도 급할 것이 없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말입니다.


죠셉은 종종 우리에게 큰 웃음을 안겨주곤 했습니다. 죠셉은 조용히 앉아 있다가도 갑자기 일어서서 엉덩이를 약간 뒤로 빼고 허리를 조금 숙이고 양손은 펴서 엉덩이에 붙이고, 그런 자세로 힘을 주고 있다가 드디어 방귀를 뀌곤 했는데, 그 독특함이 주변 분위기를 바꿔놓곤 했습니다. 그 미소, 그 모습들이 그립습니다.


죠셉 아버지는 “죠셉이 밀알을 좋아했다”고, “토요일이면 먼저 자기 가방과 난타북을 가지고 소파에 앉아서 데려다 주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때론 바쁜 날도 있지만 어느 아버지가 아들이 좋아하는데 데려다 주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그렇게 밀알을 좋아했다”고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죠셉 형제가 지난 9월 26일 자정을 넘긴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에 하늘나라로 떠나 갔습니다. 우리 밀알식구들이 위로예배를 함께 드리고 난 후에, 죠셉 아버지께서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리 아들은 건강하게 태어났는데, 어렸을 때 의사가 약물을 잘못 사용해서 뇌 손상을 입었고, 자폐인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32년을 살았습니다. 힘들었지만, 이 아들을 주신 것을 감사합니다.


첫째는, 이 아들 때문에 겸손을 배웠습니다. 둘째는, 이 아들 때문에 비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이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셋째는, 아들을 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알게 되었습니다. 아들이 '경련’ (seizure)을 시작하면 아무도 도와줄 수가 없고 그 고통을 혼자 다 당하는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제는 고통이 없는 하늘나라에서 주님과 함께 있을 것이니 감사합니다.”


갑작스럽게 떠나가서 너무 놀라고 지금도 믿기지가 않을 정도입니다. 그렇게 우리들 곁을 떠나가면서 죠셉은 천국에 대한 소망과 확신을 다시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갔습니다. 마지막까지도 너무 소중한 선물을 우리에게 주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밴쿠버밀알식구들은 답답하고 아픈 가슴으로도 인사할 수 있습니다.


“Good-bye, Joseph. See you there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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