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은 곳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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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목사, 밴쿠버밀알선교단 단장)

Jun. 1, 2010

세계정보기술(IT) 업계의 살아있는 신화이자 세계최고갑부인 빌 게이츠는 6월 하순 마이크로소프트사 회장직을 사임했다. “자신의 삶에 가치를 부여하라!”고 강조했던 그는 세계최대기업의 CEO 대신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웃이 되기를 선택한 것이다. 2007년 6월 7일에 있었던 빌 게이츠의 하버드대학 졸업식 초청연설은 일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깊은 울림으로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과 삶을 움직이고 있다.


그는 학교를 중퇴했기 때문에 하버드에서 보낸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큰 특권과 모험과 많은 유익을 얻은 시절이었다고 회고한다. 하지만 진지하게 돌아보면 한 가지 큰 후회가 남았다고 말한다. 즉 세상에 지독한 불평등, 예를들면 수백만 명을 절망에 빠뜨리는 건강과 부(富), 기회의 불균형이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하버드대를 떠난 것을 아쉬워한다.


“저는 이 나라의 수백만의 젊은이들이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캠퍼스를 떠났습니다. 그리고 개발도상국에서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참담한 빈곤과 질병 속에서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이것을 깨닫는데 수십 년이 걸렸습니다. 나는 하버드대에 다닐 때 경제학과 정치학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고, 과학의 진보를 이룬 위대한 발견에 대해 배웠습니다. 그러나 인간애의 위대한 진보(humanity's greatest advances)는 그 발견 자체가 아니라, 이런 발견들을 어떻게 불평등을 없애는 데 적용하는가에 달려 있다는 점을 당시엔 몰랐습니다. 여러분들은 세계의 불평등에 대해 여러분의 선배들보다 더 많이 알 것입니다.


나는 오늘 여러분이 세상의 심각한 불평등이라는 이 한 가지 복잡한 문제를 택해 그에 관한 전문가가 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행동가가 되십시오. 매주 몇 시간을 투자해서 증가하는 인터넷의 힘으로 정보를 얻고, 동일한 관심을 지닌 다른 사람들을 찾고, 장애물을 확인하며, 그 장애를 헤쳐나갈 방법을 모색하면 됩니다. 복잡하다고 멈추지 마십시오. 행동가가 되십시오. 큰 불평등을 직시하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시간과 돈을 불평등 해소에 투자하라”고 깃발을 흔들고 있다. “여러분이 일주일에 몇 시간, 한 달에 몇 달러를 이 일에 쓴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그러한 돈과 시간을 생명을 구하고 생활을 개선할 수 있는 곳에 쓰십시오.”


그리고는 그의 연설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여러분의 아주 작은 노력으로도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들을 내버려둔다면 양심이 여러분을 괴롭힐 것입니다. 알아야 할 것들을 알고 있다면 어떻게 실천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30년 후에 다시 하버드로 돌아와 여러분의 재능과 에너지로 했던 일들을 돌이켜 보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직업적 성과 뿐만 아니라 세계의 뿌리 깊은 불평등을 얼마만큼 잘 해소했는지, 그리고 인류애 이외에는 공통된 점이 없는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의 삶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여러분 스스로 평가해보시길 바랍니다.”


하나님은 “고아와 과부의 하나님”이라고 성경은 가르친다. 마음이 고단하고 삶의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관심이 흐르고 있다는 말씀이다. 빌 게이츠의 연설을 이런 성경의 가르침에 대한 현대적 해석이라고 생각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주님께서 우리에게먼저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삶을 살라”고 분부하셨을 때, “하나님 나라와 그 의”라는 것이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세상을 품는 일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잘못 이해하는 것일까?


‘왜 하나님은 항상 행복하신 분일까?’를 생각해본 적이 있다. 아마도 하나님은 사람들을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시는 분이기 때문에, 그리고 항상 내어줄 것을 생각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이 아닐까?


이슬람 수피(Sufi) 우화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있다. 현자 우와이스를 만나고 싶어하는 빵 굽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우와이스가 거지로 변장하고 그 빵집에 가서 빵 하나를 집어 먹었다. 그러자 빵장수는 그를 때리며 길바닥으로 내쫓았다. 이를 본 우와이스의 제자가 말했다. “미쳤군요! 방금 내쫓은 사람이 바로 당신이 그렇게 만나고 싶어했던 스승님입니다.” 빵장수는 깊이 뉘우치고서 어떻게 하면 용서해줄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우와이스의 말이 자신과 제자들을 식사에 초대하면 된다고 했다. 빵장수는 그들을 근사한 식당에 데리고 가서 가장 비싼 음식들을 주문했다. 식사 중에 우와이스가 제자들에게 말했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이렇게 구별하는 걸세. 저 사람은 내가 유명하기 때문에 금화 열 냥을 들여가며 진수성찬을 대접하지만, 배고픈 거지에게는 빵 한 조각도 줄 수 없는 사람이라네.” 나는 어떤 사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