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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똑바로 보고싶어요 주님

이상현 (목사, 밴쿠버밀알선교단 단장)

Nov 1, 2020

똑바로 보고싶어요 주님 온전한 눈짓으로

똑바로 보고싶어요 주님 곁눈질하긴 싫어요

똑바로 보고싶어요 주님 온전한 몸짓으로

똑바로 보고싶어요 주님 기우뚱하긴 싫어요

하지만 내 모습은 온전치 않아 세상이 보는 눈은

마치 날 죄인처럼 멀리하며 외면을 하네요


한동안 참 많이 불렀던 찬양이다. 그런데 밀알사역을 하고나서야 이 찬양이 한 장애인이 주님을 향해 목놓아 드렸던 고백이며, 찬양이란 걸 알았다. 이 찬양의 가사로 쓰인 시를 송명희씨가 썼다는 걸 알았는데도 말이다. 밀알사역자가 되기 전까지는 그게 연결이 되지 않았었다. 참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지만, 실제로 그랬다. 이와 다르지 않은 일은 성경을 읽을 때도 일어난다.


사도행전 3장을 다룬 많은 주석, 많은 강해, 많은 설교와 가르침에서 ‘거기 장애인이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한 걸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아니, 누군가는 말했는데, 나에게는 들어오지 않은 것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성령세례 받으면 능력을 받고, 성령충만하면 기적이 나타난다는 얘기들만 무성했다. 그래서, 그런 능력을 내가 받아서 기적을 일으키는 주인공이 되기를 열망하도록 했다.


밀알사역을 하고서 비로소 ‘거기 장애인이 있었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다. ‘교회는 그 장애인에 주의를 기울였구나. 성령님을 모시게 되니, 늘 거기 있었던 그 장애인이 한 사람으로 보인 거구나. 복음이란, 말하자면, 그 장애인 한 사람을 다르게 보는 거라고 말하는 거구나. 예수님의 십자가 죽으심은 한 장애인을 위하여서도 죽으신 것이었구나. 그게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거구나. 성령 받으면, 예수 믿으면, 사람이 이렇게 되는 거라고 쓰고 있는 거구나. 교회는 이렇게 새로운 사회인 거라고 말하는 거구나.’ 사도행전 3장이 이렇게 읽히기 시작하였다.


요한은 그의 복음서 9장에서 나면서부터 시작장애인으로 태어난 사람의 이야기를 썼다. 그때 제자들은 예수님께 “저 사람이 저렇게 된 것이 누구의 죄입니까? 저 사람 죄 때문입니까, 그 부모의 죄 때문인 겁니까?” 라고 물었다고 했다. 그 제자들 중에 베드로도 있었고, 요한도 있었다. 예수님을 따라다녔지만, 그들의 마음은 아직 그리고 여전히 주님의 마음과는 달랐었다.


그런데, 사도행전 3장에서 베드로와 요한은 더 이상 그 장애인의 죄를 묻지 않는다. 베드로와 요한에게 주님이 하셨던 말씀이 다시 기억나지 않았을까? 예수님은 그것이 성령이 오시면 하실 일이라고 말씀하였으니까. “이 사람이 장애인으로 태어난 것은 하나님의 뜻이 있어서다. 그것은 그를 통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려는 것이다.”


이제 베드로와 요한에게 그 장애인은 그저 장애인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은 이 사람에게 있는 희망을 보았을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새 삶을 보았을 것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희망이다. 나는 그 희망을 본다. 베드로와 요한만큼은 아닐지라도,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장애인에게 주실 새 삶을 생각한다. 장애인은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시려는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그릇이다. 꼭 제한을 둘 이유는 없다. 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임할 수 있는 우리 주님의 복스러운 약속인 까닭이다.


사도행전 3장의 장애인은 베드로와 요한을 따라, 들어갈 수 없었던 성전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며 하나님을 찬송하였다고 했다. 베드로와 요한은 그를 데리고 성전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와 함께 하나님을 예배하였다.


그후에, 그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는 교회가 되었다. 전에는 멀리 있던 그가 외인도 아니고 손도 아니고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이 되어,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사도행전 3장이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 희망의 새 삶을 약속하고 있다고 믿는다. 또한, 이런 교회에 대한 전망을 말씀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밀알사역이 소중하다.


주님 이 낮은 나를 통하여 어디에 쓰시려고

이렇게 초라한 모습으로 만들어 놓으셨나요

당신께 드릴 것은 사모하는 이 마음뿐

이 생명도 달라시면 십자가에 놓겠으니

허울 뿐인 육신 속에 참빛을 심게 하시고

가식 뿐인 세상 속에 밀알로 썩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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