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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자의 글> 더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김은배 (밴쿠버밀알난타교실봉사자)

Apr 1, 2012

밀알선교단을 알게 된 계기는 친구를 통해서이다. 처음 친구를 통해 우리 장애인 친구들에게 난타를 가르치는 봉사를 소개하며 나에게 “한번 해볼래?” 라고 물어봤을 때 그저 시간을 무의미하게 소비하던 나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 그리고 부모님 눈치 때문에 시작하겠다고 말을 했었다. 하지만 막상 하겠다고 말한 후에 너무 고민을 하였다. 가서 어떻게 장애인 친구들과 어울릴지, 내가 과연 그들과 말을 잘 할 수 있을지, 혹은 내가 그들을 나보다 못한 친구들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며 나도 모르게 그 친구들에게 안 좋은 눈빛을 보내지는 않을지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시작하기 이틀 전부터는 정말이지 걱정이라는 감정이 없어졌었다.


봉사하러 간 첫 날, 모든 사람들이 처음 만나면 어색하고 적응하지 못 하듯 나 또한 어색하고 우리 친구들과 어울리지를 못했다. 친구들이 장애인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난 모든 사람들과 처음 만나고서 몇 달까진 많이 어색해하고 적응을 잘하지 못 한다. 나에게 봉사 시작 후 한, 두 달은 적응 기간이었다. 우리 친구들과 봉사자들과의 적응 기간. 그 한, 두 달 동안은 정말 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잘 몰랐고 그저 멀뚱멀뚱 보고만 있었던 것 같다. 또한 ‘내가 왜 여기 있는가?’ 라는 생각을 했었다.


두 달 후쯤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적응하게 되었을 때, 난 한 명의 학생을 전담해서 가르치게 되었다. 그 친구의 이름은 지환이. 처음에 나는 우리 난타교실의 에이스라던 동구씨 옆에서 가르치기보단 그저 지켜보기만 했었다. 그러다 지환이를 전담하기 시작하며 가르치는 재미와 우리 밀알 난타교실의 장애인 친구들과 대화하며 친해지는 재미를 알게 되었다. 지환이는 조금만 힘들면 화를 내기 시작하며 가끔 힘을 사용했기에 솔직히 좀 힘들었다. 그렇지만 차츰 적응해가면서 지환이가 북을 잘 치고 기뻐하면 나 또한 같이 기뻐하게 되었다. 지환이를 전담하고부터 나는 난타교실에 오면 항상 지환이에게 가서 “일주일 동안 잘 지냈어?” 라고 물어봤었고 지금은 거의 습관이 된 거 같다. 또한 지환이를 가르치며 몇 달이 지난 후에 난 지환이의 손을 잡아주기 시작했다.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면 지환이가 손잡아주면 화를 잘 안 낸다는 것이었다.


밀알 난타교실 봉사에 많이 적응 했을 때 반이 생겼다. 나는 1조 조장이 되었다. 1조에는 지환, 현지, 조셉씨, 세형씨, 성범 이렇게 5명이 한 조였다. 봉사자들은 나와 도욱이와 시작했다가 새로운 봉사자 선미가 합류하였다. 이때도 정말 난 걱정과 고민을 많이 했던 거 같다. 이때까지만 해도 지환이 외에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던 학생들이 없었다. 특히 조셉씨와 세형씨와는 어떻게 대화를 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하지만 조장이 되어 가르쳐 보니 한 가지 깨달은 점은 우리 장애인 친구들 거의 모두 아이들처럼 순수하다는 점이었다. 가르치면 그것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조별로 연습 할 때에 정말 도욱이의 도움이 컸다. 나이는 나보다 어리지만 학생들 앞에서 가르치게 했었을 때 정말 잘 가르쳤다. 또한 지환이를 잘 케어하는 것을 보고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세형씨의 건강이 걱정되었던 나는 그때부터 세형씨를 전담했다.


봉사 시작 첫날부터 지금까지 나는 우리 학생들, 장애인 친구들을 가르치며,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준 것보다 더욱더 많은 것을 내가 그들에게서 받았다. 밀알 난타교실 봉사하며 난 너무나도 많은 것을 깨달았으며 배웠다. “장애인, 그들은 그저 일반인과 다른 것일 뿐,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며 같이 기뻐할 수 있으며 같이 즐겁게 놀 수 있고, 같이 슬퍼할 수 있으며 같이 솔직한 대화를 할 수 있는, 그 누구보다도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과 “봉사자란 누구를 위한 봉사가 아닌 나 자신이 더욱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자리”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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