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칼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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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목사, 밴쿠버밀알선교단 단장)

Oct. 1, 2019

일년에 한 번은 대문칼럼을 쓰게 됩니다. 편집인께서 계획한 순서를 따라 알려주시는데, 그동안 매년 같은 달에 요청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올해도 같은 달일 거라고 생각하고 미리 원고를 준비해 두었었습니다. 그런대, ‘아뿔싸!’ 올해는 두어 달 뒤로 밀렸습니다. 그렇더라도 이왕에 실으려고 마음먹었던 원고를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제게는 참 보석 같은 이야기들이기 때문입니다. 아래 글들은 올해 ‘함께걸음콘서트’를 마치고 봉사자들이 보내온 글들입니다. 이 원고를 보내기로 한 또 다른 이유는 이들의 이야기가 제가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인 까닭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내용상으로도 대문칼럼으로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풀꽃, 나태주). 보석 같은 이야기들을 들려 드리겠습니다.


“봉사자로서 밀알행사에 처음 참여하면서, 평소에 짐작했던 것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더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밀알에 대하여, 그리고 콘서트에 대하여 설명할 때,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반응들과 우리 친구들의 능력을 지레짐작으로 과소평가하는 걸 보며 실망도 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알려주고 보여주고 싶은 다짐을 했습니다. 행사에 오신 분들이 음악가들의 연주 뿐 아니라, 우리(밀알합창단)의 노래를 들으며, 행복해하고 감동받고 그리고 자기의 생각이 틀렸음을 느꼈다며 얘기해 주실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보람과 행복을 느꼈습니다. 대부분이 장애인들에게 예전보다는 더 따뜻한 시선과 말을 건네지만, 여전히 장애인을 존중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장애로 인한 다름을 보며 안타까움도 표하고 고난에 빗대어 이해하는 듯 말을 하지만, 장애인을 알아가려고 하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친구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보고 밝아지는 얼굴, 좋아하는 일을 할 때에 집중한 모습,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얘기할 때 반짝거리는 눈, 눈물이 날 정도로 박장대소하며 웃을 때 하마 입에 버금가는 큰 입, 이런 그들의 평범하되 아름다운 순간들을 모릅니다. 밀알행사가 이런 그들의 모습을 틈새로나마 보여주며, 그들에게 세상으로 난 통로가 되어주는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저 또한 저보다 더 즐기고 좋아하고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주는 우리 친구들을 보며, 알아가야할 것들이 더 많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번 콘서트는 밀알을 거쳐간 삶들과 밀알을 만드는 삶들이 모여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을 저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 찬란하고 경이로운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다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최현주 봉사자)


“이번 행사에 함께 하면서 제가 느낀 것은 감동의 힘입니다. 밀알친구들과 봉사자들이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를 때, 관객석에 있는 우리 밀알친구의 동생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는 제가 아는 형이기도 합니다. 그 형이 감동을 받아서 울고 있었습니다. 그 형이 우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는데 눈물 흘리는 것을 보니, 저에게는 누나인 그 밀알친구가 겪은 많은 힘든 일들이 그의 가족들에게도 힘든 일인 것을 느꼈습니다. 공연이 끝난 후에, 저의 가족과 친구들, 친구들의 가족, 그리고 그 형 가족들께서 저를 격려해 주시며 수고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의 눈이 정말로 감동을 받았다고, 진심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것을 느꼈을 때 저도 감동을 받았고, 제 몸과 마음이 새롭게 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음 속에서 새로운 느낌이 일어나면서 그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들 안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느꼈고 그들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감동과 사랑은 하나님께서 주신 거라고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하나님이 제게 가지신 뜻으로 이끌어주시는 과정이라고 믿습니다. 밀알행사의 감동으로 저는 감동이 지닌 힘을 실감하였고, 하나님의 실존을 느꼈습니다.” (신희원 봉사자)